그대에게
가다 보면 어둠도 오고
그대와 나
그 때 쓰러질듯 피곤해지면
우리가
세상속을 흩날리며
서로서로 어깨 끼고 내려오는
저 수많은 눈발 중의 하나인 것을
생각하자
걸어온 길보다
걸어갈 길이 더 많은 우리가
스스로 등불을 켜 들지 않는다면
어느 누가 있어
이 겨울 한 귀퉁이를
밝히려 하겠는가
눈이 내리면
눈이 내리는 세상 속으로
언젠가 한번은 가리라 했던
마침내 한번은 가고야 말 길을
우리 같이 가자
모든 첫 만남은
설레임보다 두려움이 커서
그대의 귓불은 빨갛게 달아오르겠지만
떠난 다음에는
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
괴로움으로 하여
그대는 울지 마라
마음이 괴로운 사람은
지금
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니
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
홀로 춥다고 떨지 마라